

AI 시대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접어들면서 가장 와닿는 변화는 초개인화 입니다. 방문자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AI 챗봇이 실시간으로 응대하는 모습을 많은 웹사이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고객의 이름을 텍스트로 띄워주거나 최근 본 상품을 다시 나열하는 수준의 개인화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똑똑한 AI 솔루션만 도입하여 웹사이트가 알아서 고객의 마음을 읽고 지갑을 열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AI 기술에 대한 섣부른 기대일지도 모릅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방대하게 쌓여도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방향을 짚어낼 기준이 없다면 AI는 의미없고 피로한 추천만 반복하는 기계에 불과하고 맙니다. AI가 만들어내는 기능들이 개인을 위한 배려로 느껴지게 만들려면 더욱 정교한 페르소나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다 해주는 시대에 왜 역설적으로 페르소나가 더 중요해지는 걸까요?
시스템에 단순히 ‘이 기획에 어울리는 레이아웃 만들어줘’라고 명령하는 것과, ‘퇴근길 지하철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생필품을 사야하는 30대 워킹맘을 위한 결제 중심의 레이아웃 만들어줘’라고 명령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AI 알고리즘은 철저히 사용자의 과거 행동에 집중하지만 잘 짜인 페르소나는 사용자의 미래 욕구와 심리적인 동기를 파악하게 해줍니다. 수만가지 맞춤형 콘텐츠가 쏟아지는 웹사이트 안에서 이 페르소나는 브랜드가 하나의 일관된 컨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고객이 머물게 만드는 AI 개인화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낡은 방식의 페르소나 구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40대 남성’, ‘사무직’과 같이 평면적인 인구 통계학적인 데이터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합니다. 이제는 데이터와 심리적인 가설을 결합하여 페르소나를 입체적으로 깎아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래 3가지를 구체화해보세요.
1) 행동 이면의 심리 파악
고객이 왜 우리 사이트에 들어와서 장바구니 페이지에서 3분 동안 머뭇거리는지 그 심리적 허들을 찾아냅니다. 단순히 이탈률이 높다는 수치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결제 단계가 복잡한지, 예상치 못한 배송비가 부담스러운지, 혹은 타사 제품과 마지막까지 비교 중인지 구체적인 동기를 추적해야 합니다.
2) 페인 포인트 정의
AI가 나서서 해결해 주어야 할 구체적인 불편함을 설정합니다. 예를 들면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결정장애를 느끼고 이탈한다는 문제를 정의했다면 AI는 수백 개의 상품을 나열하는 대신 해당 페르소나의 취향에 맞춘 최적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3)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페르소나가 팝업 메시지를 보거나 챗봇과 대화할 때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반응할지 고객 여정을 그려봅니다. 사용자가 정보를 탐색하는 첫 단계인지 구매를 결심한 마지막 단계인지에 따라 AI가 접근하는 타이밍과 메시지의 톤앤매너는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비즈니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는 ‘페르소나’라는 정교하고 또렷한 기준이 있을 때 비로소 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앞으로 웹사이트가 단순한 정보만 나열하는 시스템이 될지 방문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지는 앞서 설정한 구체적인 페르소나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말을 걸고 있는가?’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고찰하고 답하는 것이 급변하는 AI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